2018.04.13 14:09

- 고현정, 공식 석상에 나오다. -

고현정이 '리턴'과 관련된 일련의 논란을 딛고 2개월 만에 밝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된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씨네토크에 고현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광국 감독과 이진욱, 서현우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고현정은 지난 2월 있었던 SBS 수목드라마 '리턴'(최경미 극본, 주동민 연출) 촬영 당시 불화설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해명과 정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련의 일을 겪으며 반성해야겠다고 느꼈다"며 "없는 일도 일어나더라. 그리고 주변에서 왜 넌 또 가만히 있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리턴'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부인한 셈이다.

힘들게 공식석상에 올랐지만,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미정인 상황이다. 한 작품을 정해두고 "어떤 것을 하겠다"고 아니고, "활동을 완전히 접겠다"도 아닌 상황이란 얘기다. 고현정의 소속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고현정이 마치 향후 활동을 전부 접거나, 활동을 대대적으로 재개할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줄 알지만, 전혀 미정인 상황이다"며 "향후 좋은 작품이 생기면 연기활동을 펼칠 수도 있고, 영화 관련 스케줄이 들어오면 할 수도 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경우에도 이후 스케줄이 추가된다면 배우의 상황에 따라 임할 수도, 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논란 후 참석하는 공식석상. 대부분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예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고현정은 시원시원한 성격만큼이나 밝고 쾌활한 논란 후 첫 공식석상 나들이로 눈길을 끌었다. 어두운 표정도, 눈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고현정의 활동 방향은 모두다 '미정'인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관계자는 "고현정의 일정에 대해서는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다시 밝혔다. 고현정은 지난 2월 '리턴' 하차 사태 이후 휴식기를 가져왔다. 당시 고현정은 연출자인 주동민 PD와의 불화설과 동시에 '폭행설' 등에 휘말렸으며 이후 '리턴'에는 고현정을 대신해 배우 박진희가 합류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16부작 중 고현정은 8회까지를 촬영한 뒤 하차했으며 이후 영화 개봉 전까지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고현정은 '리턴' 제작진과의 갈등으로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한 후 활동을 중단했고, 칩거하다시피 두문불출했다. 그러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개봉에 맞춰 작품에 대한 책임감, 관객에 대한 애정으로 어렵게 공식석상 나들이를 선택한 만큼, 고현정은 무엇보다 개봉 당일 관객과의 만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고현정을 응원하는 팬들은 "'호랑이' 100만 가자", "현정언니 살아있는 게 팬서비스예요" 등의 플래카드로 고현정을 뜨겁게 응원했고, 팬들의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고현정은 특유의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관객과의 만남에서 고현정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다소 민망한 19금 질문에 폭소를 터뜨리는가 하면, 이진욱과 서현우, 이광국 감독의 대답에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상대배우 이진욱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활기찬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자신을 보러 일본에서 온 팬에게는 "반갑다"고 살가운 인사를 건넸고, 또다른 남성 팬에게는 "잘생김을 유지해라. 나처럼 무너지지 말고"라고 셀프디스 서슴지 않았다. 

논란 후 심경을 고백하면서도 고현정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고현정을 자신을 오래 응원해 온 팬의 진심어린 메시지에 "침묵을 깨고 일련의 논란에 대한 심경을 직접 밝혔다. 다소 떨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현정은 여전히 솔직하고 침착했다.

고현정은 "일련의 일을 겪고 나서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해도 오해지만, 어떻게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었고, 왜 가만히 있느냐는 얘기도 들었다"며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나쁜 것만도 없고, 좋은 것만도 없다는 걸 (이번 논란을 통해) 느꼈다. 말숙이 할 때 그때를 기억해주시는 분을 뵐 수 있다니, 팬들은 제가 잘 살아야 할 이유 중에 하나고, 제가 잘 살아야 할 이유의 전부다. 감사하다"고 웃었다.

논란 속에 2개월 만에 이뤄진 고현정의 공식석상 참석은 미소로 시작해 미소로 끝났다. 늘 쿨했던 배우 고현정의 뭔가 다른, 쿨한 공식석상 나들이였다.


-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결국 모두의 이야기. -

며느리들의 발칙한 반란이 시작됐다. MBC 교양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이 시대의 며느리 이야기를 담아낸 리얼 관찰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다.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대한민국 며느리이기 때문에 받은 강요와 억압을 '전지적 며느리 시점'으로 보여줘 폭풍 공감을 자아냈다. 첫 회 시청률 또한 5.3%(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12일 첫 방송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MC로 가수 이현우, 배우 권오중, 가수 이지혜,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이 함께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며느리를 대표할 며느리로 배우 민지영과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 김단빈이 출연해 며느리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먼저 결혼 3개월 차 새댁 민지영은 결혼 후 첫 시댁 방문기를 그려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출발하는 시댁행. 민지영은 '연예인 며느리'라는 부담감에 밤새 어떤 옷을 입고 갈지 고민하고 이른 새벽부터 샵에 들러 메이크업을 받았다. 또 지영은 시댁에 가기 전 이바지 음식을 챙기기 위해 친정집에 들렀다. 결혼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시댁, 시댁에서 예쁨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상자씩 마련한 음식과 함께 딸을 보내며 눈물을 보인 친정 엄마의 모습에 지영도 함께 눈물을 보였다. 친정엄마 또한 며느리의 삶을 살았기에 서로 며느리로서 공감하는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러나 남편 형균은 그런 지영의 모습을 공감하기 어려워했고, 처가에서 늘 '백년손님'인 사위로서, 시댁에서 '백년일꾼'이 되는 며느리의 삶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영은 시댁에 도착해서도 하루 종일 시어머니만 쫓아다니며 집안일을 자처하는 모습, 시댁 어른들 챙기느라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는 모습 등을 보이며 며느리에게 시댁이 얼마나 어렵고 큰 존재인지 그대로 보여줘 며느리들의 격한 공감을 받았다. 불편하고 어렵기만 한 지영의 시댁 행은 시어머니의 '사랑과 전쟁'에 나올법할 만한 "시어머니 사랑은 아들이야"로 마무리되며 지영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 했다.

결혼 6년 차,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는 명절에 스케줄 때문에 자리를 비우게 된 남편으로 인해 홀로 시댁에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20개월 아들 지우와 수많은 짐을 챙겨 시댁으로 향했다. 남편 없는 시댁 행이 처음인 세미는 운전 중 우는 지우를 달래다 길을 잘못 드는 등 험난한 과정을 통해 겨우 시댁에 도착했다.

어렵게 시댁에 도착한 세미는 쉴 틈도 없이 만삭의 몸으로 바로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그런 세미에게 시댁 어른들은 셋째 출산까지 강요했다. 그런 시댁의 모습을 보고 MC들은 의아함을 감주치 못했고 며느리들이 받는 강요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한 세미의 영상에는 여자들은 부엌에서 전을 부치고 남자들은 거실에서 TV를 보는 우리나라 명절의 흔한 모습을 담아내 아직 남아있는 남녀 간의 성차별을 그대로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두 딸을 키우며 개인 사업에 시부모님과 식당까지 운영하고 있는 슈퍼 워킹맘 김단빈의 일상이 공개됐다. 단빈은 매일 식당에서 시어머니와 마주하며 시어머니의 공사 구분 없는 잔소리와 육아간섭 등에 혼자 맞서는 며느리였다.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출연자들은 영상을 보고 "남의 일이 아닌 우리 가족의 이야기 같다"며 화면 속 이야기에 이입해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이어 왜 며느리들은 이래야 하는지,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시대가 바뀐 만큼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며느리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주제를 그대로 전달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MBC 새 예능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첫 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김재욱, 박세미 편이다. 

이날 방송에서 박세미는 아이들과 함께 시댁으로 향했다. 만삭의 몸에도 불구, 그는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명절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박세미는 홀로 아이를 재우며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

노동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시모는 남편 김재욱이 오자, 박세미에게 셋째를 바라는 듯한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 그는 결국 속상했던 마음과 임신 8개월의 몸으로 하루종일 고단했던 일들을 언급,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시청자들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khj-**** 며느리분 만삭이신 거 맞죠? 보면서 너무 화나고 답답해서 채널 돌렸습니다" "hell**** 김재욱씨 어머님. 정신 차리시고요. 아들 장가보냈음 남처럼 사세요 그게 아들내외 도와주는 일입니다" "r_my**** 아무리 컨셉이여도 만삭인 며느리 고군분투하는거 보다가 채널돌아갔다..진짜 짜증나는 장면이였음" "ghkt**** 만삭의 몸으로 제사음식 준비하고 시댁식구들 뒤치닥거리..효도는 각자 알아서 잘하시길...며느리도 집에가면 눈에 넣어도 안아플 귀한 자식입니다" "rhak**** 만삭인 며느리한테...진짜 너무하신다..쉬게해줘도 될까말까 한 판에..진짜 이래서우리나라는 시부모님 인성도 중요함"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MBC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3부작으로 4월 19일, 26일 목요일 오후 8시 55분에 1회보다 더욱 흥미진진하고 강력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 '슈츠', 장동건-박형식 주연의 올해 기대작. -

'슈츠(Suits)' 2차 티저가 공개됐다. 

25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슈츠(Suits)'(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제작 몬스터 유니온, 엔터미디어픽쳐스)가 첫 방송된다. '슈츠(Suits)'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천재적 기억력을 탑재한 가짜 신입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색다른 감각의 스타일리시 로펌 오피스물을 예고하며 2018 최고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월 12일 감각적인 드라마 '슈츠(Suits)'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2차 티저가 공개됐다. '슈츠(Suits)'의 두 번째 티저는 차원 다른 스토리와 스타일을 과시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스타들의 등장을 기습적으로 알리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가장 먼저 돋보인 것은 스토리다. 극중 장동건(최강석 역)과 박형식(고연우 역)은 각각 전설의 변호사와 가짜 신입변호사로 마주한다. 최강석은 고연우에게 "지금 네 운명을 결정지은 게 뭐라고 생각하나", "어떤 판에서 어떤 룰을 따를지 판단하고 선택하는 건 다 네 몫이야"라고 말한다. 운명, 선택, 판단 등 의미심장한 대화가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두 남자의 특별한 관계, 쫄깃한 긴장감 등이 꽉 채워진 30초다. 

스타일 역시 감각적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장동건, 박형식의 존재감. 빠른 화면 전환 속에서도 빛나는 영상미. 인물의 매력과 감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낸 연출. 시선을 강탈하는 배우들의 패션과 아우라. 모든 것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스타일리시하다. 30초 동안 이토록 감각적인 면모를 보여준 드라마 '슈츠(Suits)'의 본방송이 기대된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감각적인 스타일 뿐이 아니다. '슈츠(Suits)' 2차 티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스타들의 등장을 기습적 공개해 기대감을 더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깊이를 더하는 장신영 등 화려한 출연진이 등장한 것. 이들은 짧은 등장만으로도 막강한 개성을 발산했고, '슈츠(Suits)' 배우들과 완벽 시너지를 발휘하며 시선을 강탈했다. 

2차티저 마지막에 "운명을 결정짓는 건 우연이 아니라 선택이다"는 강렬한 카피가 장동건, 박형식 두 배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슈츠(Suits)'의 멋진 두 남자가 슈트를 휘날리며 나란히 걷는다. 이들의 특별한 선택이, 이 선택이 바꿔놓을 이들의 특별한 운명이 펼쳐질 드라마 '슈츠(Suits)'의 첫 방송이 기다려진다. 

한편 베일을 벗을수록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슈츠(Suits)'는 '추리의 여왕2' 후속으로 오는 4월 25일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 '숲 속의 작은집', 예능 가면 쓴 수면 다큐. -

요즘 세상에 ‘취침 예약’을 걸고 TV를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은 스마트TV의 보급으로 드라마-영화를 보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리모콘 대신 음성 인식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시대다. 아예 TV를 보지 않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TV 대신 휴대전화나 태블릿 PC를 이용해 좋아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대에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분위기다. TV 앞에 앉아서 본 방송 시간을 기다리거나, 밤늦게 TV를 보다가 혹시 켜놓고 잠들까 취침 예약을 걸어놓는 행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구시대 풍습 취급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tvN ‘숲속의 작은 집’은 TV에 아직 취침 예약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1회를 끝까지 보고나니 전신 마사지를 받은 것처럼 온 몸이 나른해지고 참기 어려운 졸음이 쏟아졌다. 방송 다음날 올라온 ‘숲속의 작은 집’ 관련 기사에선 재미있다거나 웃겼다는 댓글은 찾기 힘들었다. 대신 ‘보다가 정말 잠들어버렸다’는 시청자들의 간증이 속출했다. 수면제 예능, 불면증 치료 예능, 자장가 예능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마치 자는 데 방해됐다는 듯 내레이션과 출연자 인터뷰가 시끄럽고 거슬렸다는 반응도 많았다. 

‘숲속의 작은 집’이 처음부터 수면 유도 예능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 양정우 PD가 새 예능 아이템 회의 도중 본인이 즐겨하는 ‘오프 그리드’(Off Grid)를 언급한 것이 시작이었다. ‘오프 그리드’는 전기, 수도, 가스 같은 도시 인프라의 도움 없이 자연 속에서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뜻하는 용어다. 나영석 PD가 복잡한 도시를 떠나 농촌, 어촌에서 직접 밥을 해먹고 살고 싶다는 바람을 4년 전 tvN ‘삼시세끼’에 담았던 것처럼,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고 싶은 양정우 PD의 바람을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숲속의 작은 집’이 전달하는 키워드는 고립, ASMR, 행복 세 가지다. 배우 박신혜와 소지섭이 출연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거나 대화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가져온 짐을 줄이고 2박 3일 동안 철저히 혼자 시간을 보낸다. 시끄러운 음악 대신 나른한 내레이션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유튜브나 SNS에서 들을 법한 새 소리, 장작 타는 소리, 물 소리를 꽤 긴 시간 동안 들려주기도 한다. 또 출연자들은 피실험자 A, B로 불리며 매일 몇 가지의 행복 실험을 진행한다. 갖고 있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한 가지 반찬으로 밥을 먹는 ‘미니멀리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아침 햇살에 일어나거나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담아오는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숲속의 작은 집’은 지금까지 방송된 그 어떤 예능보다 다큐멘터리의 색깔이 짙다.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예능을 넘어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 영역에 들어선 느낌이다.

2년 전 첫 방송된 JTBC ‘한끼줍쇼’는 예능을 다큐멘터리처럼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전 섭외 없이 단순한 미션을 수행하는 실제 상황을 영상에 담는 것이 전부다. 일정 거리에서 출연자들을 쫓는 카메라의 시선을 성우의 내레이션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연자들은 분량을 채우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거나 웃음을 억지로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보여주며 ‘한끼줍쇼’가 아직 예능의 영역 안에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첫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도 비슷하다. ‘효리네 민박’은 스튜디오의 진행과 출연자 인터뷰를 없앴다. 대신 제주의 풍광과 사람들의 편한 모습을 끈질기게 담아내는 데 집중하며 다큐멘터리에 한 발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한계는 있었다. 수많은 카메라가 등장인물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방송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짧은 스토리들을 완결성 있게 연결 짓는 편집 방식을 통해 ‘관찰 예능의 연장선’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드러내기도 했다.

‘숲속의 작은 집’은 더 과감한 방식으로 장르의 경계선을 넘었다. 대화와 스토리 대신 인물들의 순간적인 반응과 생각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카메라의 시선과 편집은 연출자의 의도를 최소한으로 담아냈다. 출연자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거나 움직이지 않는 관찰 카메라를 동원해 먼 거리에서 지켜볼 뿐이다. 방송을 의식해 억지로 사건을 만들어 내거나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소리도 많이 덜어냈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성우의 내레이션, 자연의 소리, 혼잣말이 전부다.

‘숲속의 작은 집’은 나영석 PD가 긴 시간 반복해온 여행 예능의 틀을 깬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나 PD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 여행을 떠나는 KBS2 ‘1박 2일’에서 시작해, 동년배 배우들이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는 ‘꽃보다’ 시리즈,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밥을 해먹는 ‘삼시세끼’,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며 멤버들끼리 게임을 벌이는 ‘신서유기’ 등을 기획해 모두 성공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신혼일기’, ‘윤식당’, ‘알쓸신잡’도 모두 여행 예능의 범주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결합해 조금씩 변형시킨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숲속의 작은 집’은 집을 떠나는 여행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건 이전과 동일하지만, 나 PD는 더 이상 출연자들이 지내는 지역이 어딘지를 알려주지도 강조하지 않는다. 촬영이 진행되는 지역의 특징을 설명하거나 풍광이 얼마나 멋진지 보여주는 장면도 없다. 장소 따위는 프로그램과 아무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다. 

대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지금까지의 여행은 한적한 곳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거나, 이국적인 도시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종류의 것이었다. 여행이 끝날 때쯤 낯선 곳이 준 경험과 스스로의 성장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숲속의 작은 집’은 경험보다는 의미를, 성장보다는 변화에 무게를 뒀다. 집에 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느린 속도로 들여다본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이고,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이 들린다.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쉽게 지나쳤던 사소한 순간들이 생각보다 행복한 것임을 느끼게 해준다.

이 같은 관점의 변화는 여행에 대한 태도마저 바꾼다. 지금까지 방송된 나 PD 예능 속 여행들은 잠깐의 달콤한 꿈을 꾸게 해줬다. 나도 저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면 얼마나 좋을까, 저 풍경을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고 공감하게 했다. 당신도 여행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하지도 못할 여행을 TV로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시청자들도 예능이 만들어내는 꿈은 지옥 같은 현실과 그 현실에 존재하는 나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걸 서서히 깨닫는 분위기였다. 

‘숲속의 작은 집’이 제안하는 여행은 다르다. 없는 살림에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멋진 곳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일에 치여 시간을 내지 못하는 친구를 괴롭힐 필요도 없다. 내가 내 자신을 바라보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만 바뀌어도 새로운 삶이 펼쳐질 수 있다. 예능을 보고 있는 내가,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숲속의 작은 집’ 역시 달콤한 꿈인 건 마찬가지다. 나영석 PD도 “시청자들도 단 하루, 이틀 만이라도 모든 걸 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 그래서 우리가 대신 실행하겠다는 거다.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이라도 줄 수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분명 TV 속에서나 존재하는 환상이라는 점, 그 환상이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지 못한다는 점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숲속의 작은 집’이 한 번쯤 볼 만한 예능인 이유는 명확하다. 그 어떤 예능도 해내지 못했던 수면 예능 장르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예능을 보는 90여분의 시간이 한여름 밤의 꿈이면 어떻고, 지어낸 환상이면 어떤가. 피곤에 지친 금요일 밤 졸음과 숙면의 세계로 안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숲속의 작은 집’에 채널을 고정시킬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Posted by 이름은 없다. 무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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