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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18/04/04, 프로야구 소식.(최재훈, 오재원, KT위즈, 최항, 아델만-보니야)

- '한화 이글스' 최재훈, 내가 너무 한심했다. -

"내가 너무 한심했다". 

한화 포수 최재훈(29)은 지난 1일 대전 SK전을 마친 뒤 구장을 쉽게 뜨지 못했다. 모두가 빠져나간 텅 빈 그라운드, 유니폼 차림으로 홀로 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타석에 서서 아무도 없는 마운드를 보며 혼자 스윙을 반복했다. 중간 중간 해질녘 하늘을 바라보며 상념에 빠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게 최재훈은 이날까지 개막 8경기에서 17타수 1안타 타율 5푼9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개막전 첫 타석 이후 16타수 연속 무안타. 타격뿐만 아니라 강점인 수비마저 흔들렸다. 한화는 홈 개막 3연전을 싹쓸이 패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주전 포수로서 최재훈의 좌절감은 상상이상으로 컸다. 

3일 대전 롯데전에서 최재훈은 눈에 불을 켰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혈을 뚫었다. 6회 1사 2루 찬스에선 우중간 꿰뚫는 1타점 2루타로 쐐기 점수를 만들어냈다. 볼넷도 2개를 얻어내며 3타수 2안타 1타점 4득점. 5회에는 데뷔 첫 도루를 하는 등 느린 발에도 이 악물고 뛰었다. 한화도 롯데에 17-11로 승리하며 4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양 팀이 처한 상황이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한화는 3월 29일 마산 NC전부터 4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고(2승6패), 롯데는 개막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가 1일 사직 NC전에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기록한 터였다(1승7패).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최하위가 뒤바뀔 수 있기에, 야구팬들은 이를 ‘단두대 매치’로 부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양 팀은 4시간 7분에 걸쳐 치열한 난타전을 펼치며 승리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한화였다. 17-11의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나 3승6패를 마크했다. 롯데는 개막 7연패를 끊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1승8패로 최하위(10위)에 머물렀다.

한화는 1회 제러드 호잉의 2점홈런(3호)과 3회 송광민의 만루홈런(3호) 등 집중타를 터트리며 3회까지 11-2로 크게 앞섰다. 송광민의 홈런이 터지면서 한화는 올 시즌 KBO리그 첫 선발전원 득점을 기록한 팀이 됐다. 롯데 선발투수 김원중은 2이닝(65구) 만에 7안타(1홈런) 3볼넷 1삼진 7실점으로 난타 당한 뒤 교체됐다.

그러나 롯데도 4회에만 손아섭과 채태인, 한동희의 적시타 등 7안타를 몰아치며 추격을 시작했다. 한화 야수들의 실책까지 더해 8점을 뽑아냈다. 점수는 단숨에 한 점차까지 줄었다. 한화 선발 배영수도 3.1이닝 8실점의 성적을 남기고 마운드를 떠났다.

그러나 팽팽한 승부는 여기까지였다. 한화는 5회와 6회 각각 3점씩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롯데는 7회 손아섭의 솔로홈런(2호)으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한 번 벌어진 틈을 메우진 못했다.

이날 총 26안타(한화 15개·롯데 11개)와 15볼넷(한화 9개·롯데 6개)을 묶어 28점이 나왔다. 2010년 4월 9일 사직 맞대결에서 역대 한 경기 최다인 총 51안타(한화 27개·롯데 24개)를 합작했던 양 팀이 또 한 번 화끈한 타격전을 펼친 것이다. 한화는 2일까지 기록한 팀 득점(26점)의 절반 이상을 하루 만에 만들어냈다.

승리투수의 영광은 1.1이닝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한 송은범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첫 승을 따낸 그는 2016년 6월 21일 마산 NC전 이후 651일만에 승리를 맛봤다. KBO리그 역대 45번째로 1200이닝을 돌파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송광민은 만루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김태균이 손목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선수들이 연패를 끊고자 끝까지 집중해줘 고맙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 송광민이 있었다.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송광민은 2회말 1사 2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리며 타점을 기록했다. 3회 1사 만루에서는 롯데 김원중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작렬하며 4타점을 쓸어 담았다. 5회에도 1타점을 추가하며 개인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인 6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 출전해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던 송광민은 팀을 구했다. 경기후 그는 “개인 최다 기록이 6타점인 걸 알고 있어서 욕심을 냈지만 기록을 넘지 못했다. 타격은 캠프때부터 자신있게 내 스윙을 하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홈런 타자가 아니기에 숫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송광민은 “타격시 타점을 앞에 두고 치려고 하고 있고 그게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덧붙였다.

팀의 주축 타자 김태균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더욱 중요해진 송광민의 역할,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며 한화의 하위권 탈출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어 최재훈은 지난 일요일 나 홀로 훈련을 떠올리며 "나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다. '이게 야구선수냐' 싶을 정도로 내가 봐도 답답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을 비롯해 한화 스태프는 "주전 포수로서 너무 잘하려는 부담이 크다"며 최재훈의 실력을 의심하기보다 심적인 부담을 걱정했다. 

최재훈은 "그런 부담도 있지만 내가 많이 부족했던 탓이다. 다른 이유 없다"며 "일요일 혼자 홈플레이트에서 하늘을 보며 마음가짐을 고쳤다. 이제 8경기를 했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는데 왜 지금 벌써 멘붕이 왔는지 반성했다. 정신상태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하늘을 보며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부터 좌절할 필요가 없었다. 

홀로 훈련을 마친 뒤 최재훈은 강인권 배터리코치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저 때문에 자꾸 지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강인권 코치는 "너 혼자 잘못이 아니다. 아직 경기 많이 남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집중해서 파이팅 해보자"는 따뜻한 격려로 움츠러든 애제자 최재훈을 일으켜세웠다. 

최재훈은 "코치님 말씀에 와닿았다. 죄송하고 감사했다"며 "여기서 무너질 순 없다. 다시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풀타임 주전 포수 첫 해 시작부터 혹독한 시간을 보낸 최재훈이지만, 뼈저린 반성을 통해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최재훈의 주전 포수 시즌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두산 베어스', 불펜 또 무너졌다. 그리고 오재원은 퇴장. -

시즌 초반 두산 베어스 젊은 불펜의 성장통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최주환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연장 11회 끝에 2연패에서 벗어났다. 다만, 승리로 가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선발투수 유희관이 6⅔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 요건을 채웠으나 8회초 이영하와 박치국이 한 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8회말 오재일의 극적인 투런포는 9회초 김강률이 김현수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빛이 바랬다. 

두산은 이날 유희관 외에 구원투수를 6명이나 올렸다. 7회초 2사 3루에서 김현수를 땅볼 아웃으로 돌려세운 이영하가 임무를 완수하는 듯 했으나 8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2루타를 내주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치국이 이천웅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2-2. 이어 등판한 홍상삼은 1사 만루 상황에서 강판됐다. 막내 곽 빈이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그나마 잘 버텼으나, 4-2 앞선 9회초 마무리로 올라온 김강률이 김현수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다. 함덕주가 10회 1사 만루, 11회 2사 1,2루 위기를 어렵게 넘기면서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두산은 기존 불펜 자원이었던 이용찬의 선발 전환과 함께 비시즌 필승조를 전면 개편했다. 새판짜기의 핵심은 세대교체였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9승을 올린 함덕주(23), 프로 3년차 이영하(21), 2년차 박치국(20) 등 신예들을 대거 뒷문에 포진시켰다. 여기에 이번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곽빈(19)도 추격조로 편성. 두산의 개막전 마운드 평균 나이는 지난해보다 약 4세 줄어든 26.8세였다. 

이들은 시즌 초반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영하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뿌리며 필승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사이드암 박치국도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곽빈은 3월 28일 잠실 롯데전서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 3월 30일까지 함덕주를 포함 네 선수의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kt 3연전에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3월 31일 박치국의 첫 패에 이어 1일에는 이영하는 치명적인 실책과 함께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함덕주 역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부진. 두산 불펜은 전날을 포함 3경기 연속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정면승부로 지금의 고비를 풀어간다는 뜻을 밝혔다. “본인들 스스로가 고비를 풀어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느끼면서 커야 한다”라는 게 김 감독의 시선이었다. 여기에 “공은 좋다.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충분히 던지고 있다”며 네 선수의 이른바 ‘싸움닭 기질’을 고비를 넘길 수 있는 원동력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전날 불펜의 부진 속에서도 소득은 있었다. 2-1로 앞선 7회 2사 3루서 이영하가 김현수를 1루수 땅볼 처리했고, 2-2로 맞선 8회 1사 만루에선 곽빈이 정상호와 대타 김용의를 모두 삼진 처리하는 뜻 깊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함덕주는 2이닝 무실점으로 연장 승리를 지원 사격했다.

희망이 없는건 아니다. 이현승이 곧 돌아온다. 이현승은 지난달 27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을 잘 막아냈으나 허리 근육통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이) 정상적으로 훈련이 가능한 상태"라며 이르면 이번 주말 합류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이들을 향한 신뢰는 굳건하다. “여차하면 이영하가 나서야지”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김 감독이다. 아울러 "지금의 상황에 개의치 않고 이들을 계속 승부처에 기용한다"는 뜻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감독 특유의 뚝심이 젊은 투수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3일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3)의 퇴장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

당시 상황은 4-4 동점이 된 9회말 첫 타석이었다. 오재원은 볼카운트 1B2S에서 진해수가 던진 시속 131㎞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잠시 박종철 구심을 바라본 오재원은 벤치를 향해 걸어가는 듯 하더니 다시 돌아섰다. 오재원이 박종철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어필을 한 것으로 보였다. 몸쪽에서 휘어져 들어온 공의 포구가 높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얘기를 주고 받던 박종철 구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어필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두산에게 중요했다. 지난 주말 KT 위즈에 2경기 연속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맞은 첫 승부였다. 더구나 상대는 '서울 라이벌' LG였다. 선발 류희관이 호투를 이어갔고, 고비마다 상대 흐름을 끊으며 순항했다. 2-2로 맞선 8회말 오재일이 2점 홈런을 터트려 리드를 다시 가져오자,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했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투런포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이나 동점을 내준 이날 상황은 주말 KT전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주장인 오재원 입장에선 예민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오재원의 승부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며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던졌다. 또 승부처에서 안타를 때린 뒤 다이내믹한 세리머니를 펼칠 때가 있다. 상대팀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액션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다. 표현 방식이 다소 거칠긴 해도, 프로선수로서 승부욕을 드러내는 걸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그동안의 모습, 최근 팀 상황 등을 고려해보면 오재원의 볼 판정 항의는 침체될 수도 있었던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산은 이날 연장 11회말 최주환의 끝내기 안타로 5대4 승리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재원의 희생이 두산의 뒷심을 살렸다고 볼 수도 있다.

- 'kt', 2017과 2018은 다르다. -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KT 위즈가 시즌 초반 6승3패(공동 3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함박웃음을 지을만도 하지만 KT 사람들은 말을 아낀다. 2016년 시범경기 2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시범경기 1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봄만 떠올려도 아픈 기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KT는 지난해 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7승1패 단독선두였다. 이후 7승2패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기도 했다.

KT 프런트는 봄에만 반짝하다 다시 사그라드는 '봄 KT'가 두려운 나머지 미리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지난해 KT와 올해 KT의 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진욱 KT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다만 좋은 징조들은 보인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는 방망이다. 지난해는 시즌 초반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 주 권 고영표 등 선발진이 엄청나게 잘 던졌다.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지만 투수력으로 승수를 쌓았다. 이후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성적이 곤두박질 쳤다. 올해는 황재균 강백호 윤석민, 멜 로하스 주니어가 시즌 시작부터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11일 KT는 7승2패로 공동 1위. 당시 팀평균자책점도 2.25로 전체 1위. 하지만 팀타율은 2할1푼2리로 꼴찌였다. 공동 1위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 3.49, 팀타율 2할9푼5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극단적인 마운드 힘으로 버텼던 KT는 공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3일 현재 KT는 팀타율 3할1푼7리로 1위다. 팀평균자책점은 5.58로 7위. 아직 표본이 적지만 KT의 방망이는 확실히 달라졌다. 유턴파 FA 황재균은 타율 3할8리에 2홈런 5타점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온 멜 로하스 주니어는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고 있다. 타율 3할8리 4홈런 9타점이다. 슈퍼 루키 강백호는 놀라움 그 자체. 타율 3할1푼4리에 4홈런 12타점(팀내 1위)이다. 유한준(0.375, 2홈런) 역시 상대투수의 견제 분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예비 FA 박경수(0.343, 3홈런)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윤석민(0.306, 2홈런)은 더이상 외롭지 않다. KT 타선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운드가 흔들릴 때는 타선이 폭발하고, 타선이 다소 주춤하면 마운드가 힘을 내는 식이다. 뭔가 잘 풀리는 팀의 모습이다. 지난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5선발인 금민철이 친정팀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역투로 시즌 2승째를 따내기도 했다.

부진했던 선발 주 권이 2군에 내려가는 등 마운드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 원군이 온다.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3일 한화 이글스 2군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은 148km, 직구 평균구속은 144km였다. 1군 합류를 위한 컨디션 조절이 거의 끝나간다. 니퍼트가 오면 선발진에도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OK할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일단 합류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임은 분명하다"며 니퍼트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올해 목표를 탈꼴찌가 아닌 5할, 가을야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맞닥뜨렸을 때 '강하다'라는 인상을 줄 수있는 팀으로 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허술했던 KT를 생각하고 만만하게 봤던 상대팀들은 심심찮게 혼쭐이 나고 있다. 


- 'SK 와이번스', 7승 2패보다 좋은 야수 3총사들의 성장. -

개막 엔트리 진입이 지상과제였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입지를 넒혔다. SK 야수진의 백업 요원이었던 ‘3총사’가 이제는 주전 구도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시즌 첫 9경기를 7승2패로 끊은 SK는 여러 지점에서 지난해에 비해 발전한 모습이 보인다. 불펜이 안정감을 찾았고, 타선은 장타력을 유지한 채 출루율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90년대생 백업 선수들도 알토란같은 몫을 하며 팀의 기복이 줄이고 있다. 외야수 정진기(26)와 내야수 박승욱(26), 최항(24)이 그 주인공들이다. 최근 출장 기회가 늘며 겨우내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과시 중이다.

정진기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개막 엔트리 합류조차 불투명했다. 공·수·주 3박자가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SK 외야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던 탓이다. 박승욱과 최항은 내야 백업 경쟁이 헐거워 일찌감치 엔트리 한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불안감은 있었다. 박승욱은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최항은 상대의 분석 속에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세 선수 다 잘 풀리는 모양새다.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정진기는 팀의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 활약 중이다. 3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998, 2홈런, 5타점, 3도루의 맹활약이다. 다른 팀의 주축 리드오프가 부럽지 않은 성적이다. 홈런을 칠 수 있는 매력적인 1번 타자라는 점에서 구단의 기대가 크다. 팀에 확고한 리드오프가 생긴다면 2번으로 가도 좋을 만한 활용성을 가졌다.

최항은 주전 2루수인 김성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워낙 방망이가 좋다. 7경기에서 2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4할7푼4리, OPS 1.334를 기록 중이다. 2루수로서 이 정도 타격이면 리그 최정상급이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곧잘 만들어낸다. 9개의 안타 중 5개(2루타 4개·3루타 1개)가 장타다. 출루율은 5할4푼5리에 이른다. 득점권 타율도 5할7푼1리로 6개의 타점을 수확했다. 최근에는 우완 상대 주전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해 큰 시련을 겪은 박승욱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초반 수비 실책에 마음고생이 심해 결국 타격까지 무너졌던 박승욱은 “더 담담해지고, 과감해지겠다”는 약속대로 얼굴에 비장함이 감돈다. 공에 종아리를 맞아 잠시 결장 중인 나주환을 대신해 출전 비중을 높이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5할5푼6리다. OPS는 1.303에 이른다. 실책에도 굴하지 않고 호수비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지난해 부족했던 장면이 올해 나오고 있다.

물론 실수도 한다. 정진기는 개막전에서 두 개의 어이 없는 실책을 범했다. 박승욱도 실책 하나, 최항은 실책 두 개를 했다. 그러나 팀이 이기는 분위기 속에서 나온 실책이라 다행스럽다. 만약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실책 하나에 어린 선수들이 급격하게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팀 승리로 마음의 부담을 털어낼 수 있었다. 주장 이재원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도 이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 선수가 팀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정진기는 팀이 기대하는 차세대 외야수다. 외야 세 포지션, 어느 타순도 소화할 수 있어 활용성이 크다. 최항은 2루는 물론 3루와 1루도 백업을 봐야 한다. 말 그대로 주전 같은 백업이다. 박승욱은 센터라인의 중심이 되는 유격수다. 지난해 주전으로 밀었다는 점에서 SK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세 선수의 활약은 어쩌면 당장의 성적보다 더 반가운 요소다.


- '삼성 라이온스', 외인 투수 아델반, 보니야 반전투. -

삼성이 안도했다. 외국인 선발 듀오가 나란히 시즌 첫 등판 아쉬움을 씻어냈다. 

삼성 우완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 4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펼쳤다. 무엇보다 4사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 영입하는 외국인 투수마다 최악의 성적을 내면서 2년 연속 9위에 그친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인 원투펀치 구성에 더욱 공을 들였다. 팀 도약에 있어 그만큼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체감했다. 보니야의 경우,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늦게 계약(2월초)할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그럼에도 보니야는 출발부터 불안감을 안겨줬다. 보니야는 시범경기였던 지난달 14일 KT전에서 5이닝 동안 10안타(1볼넷 4삼진) 7실점했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27일 광주 KIA전에서는 3.1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7안타(5삼진 4볼넷)를 내주고는 9실점하는 최악의 투구를 했다. 화려한 경력의 선수는 아니지만 수준급의 포심과 체인지업을 통해 낮은 통산 피안타율에 제구도 나쁘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전에서 자신의 강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히 보니야는 선발 등판을 한 템포 미루며 기다려준 김한수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앞서 우완 팀 아델만도 데뷔전 난조를 지웠다. 아델만은 지난달 31일 대구 넥센전에서 6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6삼진 2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아델만은 빅리그 통산 43경기(선발 33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져 9승15패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한 투수다. 지난 겨울 105만 달러에 삼성 유니폼을 새로 입으며 1선발로 기대를 받았지만 아델만 역시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전서 가진 첫 등판에서 6.2이닝 7안타(1홈런) 4사사구 3삼진 5실점했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까지 겹쳤다.

희망의 반전투가 나왔으나 물음표를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롱런하기 위해서는 제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숙제도 보여줬다. 출발선에서 승리없이 1패씩만 떠안은 두 선수가 과연 팀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을지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